뜨거운 코트 위 꿈을 향한 슬램덩크
농구 꿈나무 혜경 양은 쉬는 날에도 개인 연습을 합니다. 연습 후 집에 돌아오면 잠들기 전까지 롤모델 김단비 선수나 박혜진 선수의 경기 영상을 봅니다. 엄마와 가고 싶은 여행지로 미국을 떠올리는 이유도 NBA 경기를 실제로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혜경 양의 못 말리는 농구 사랑, 한 번 들어보실래요?
남다른 아침을 맞이하는 소녀
새벽 6시 10분. 혜경 양이 맞이하는 아침 풍경은 조금 특별합니다. 시끄러운 알람소리와 부모님의 잔소리 끝에 부스스 눈을 뜨는 친구들과는 다릅니다.
이유는 다름 아닌 농구.
사실 혜경 양이 다니는 선일여자중학교 농구부에는 아침 훈련이 없습니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교복 대신 체육복을 입고 친구들보다 한 시간 일찍 학교로 향합니다. 남들보다 일찍 학교에 가고, 더 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혜경 양의 등하교 시간에는 친구들도, 복장을 단속하는 선생님도 보이지 않습니다.
체육관에 도착해 가볍게 몸을 풀고, 전날 밤 동영상으로 본 김단비 선수나 박혜진 선수의 움직임을 떠올려봅니다. 통, 통, 동그란 공이 튕겨 오르는 소리가 체육관에 울리면, 진지한 혜경 양의 눈동자가 골대를 향합니다. 박혜진 선수의 깔끔한 슈팅 폼을 떠올리며 던진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골인. 성공의 기쁨을 즐기기보단, 다시 볼을 잡고 연습에 매진합니다.
한 시간 가량 개인 연습을 한 뒤에야, 혜경 양은 교복으로 갈아입고 교실로 향합니다. 그제야 학교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씩 나타납니다.
꿈과 함께 찾아온 새로운 가족
농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초등학교 6학년. 혜경 양이 살고 있던 아동복지시설 꿈나무마을에서 열린 농구 교실에 참여하면서부터입니다. 체육시간을 유난히 좋아하던 혜경 양은 농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장래희망도 농구선수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아동복지시설의 형편상, 혜경 양이 충분한 농구 교육을 받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당시 농구 지도를 해주던 위명순 선생님은 그네에 앉아 눈물을 뚝뚝 흘리던 초등학교 6학년 혜경 양을 떠올리면 아직도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혜경이가 농구하게 해달라고, 제 팔을 꼭 붙들고 펑펑 울더라고요." 위 선생님은 혜경 양이 훌륭한 농구선수로 자랄 수 있게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위탁양육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혜경 양에게는 이루고 싶은 꿈도, 그 꿈을 응원해주는 새 가족도 생겼습니다.
2017년 여름, 혜경 양은 선일여중 농구부 선수로 발탁돼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팀으로는 전국대회 3위의 성적을 거두었지만, 스스로에게는 긴장과 설렘이 뒤엉킨 신고식이었습니다.
"그때는 농구 기본기가 부족해서 볼을 많이 뺏겼어요." 그 날의 아쉬움은 아침 훈련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올해 첫 대회였던 지난 3월 전국소년체전 서울시 대표 선발전에서는 아침 훈련의 성과를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숙명여중에게 서울시 대표 자리를 내어주게 됐지만, 혜경 양 혼자 34득점을 이뤄낸 것입니다.
시합 전 긴장이 될 때는 어떻게 해소하냐고 묻자, 마음을 진정시키기보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풀어 경기 중 실수를 최대한 줄인다고 답합니다. 혜경 양의 머릿속은 늘 농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코트에서 흘린 '땀'은 '희망'을 위한 편지
선일여중 농구부는 5월 8일부터 시작하는 전국대회종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합니다. 팀으로는 전국 3위, 혜경 양 개인으로는 경기 평균 20득점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회가 열리는 곳은 경상남도 김천. 지원이 부족한 여자 농구부의 경기는 대게 지방에서 치러집니다. "사람들은 화려한 프로팀만 주목하지만, 프로가 되기까지 재능 있는 아이들을 발굴하고 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종우 선일여중 농구부 감독님은 여자 농구부에 대한 지원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말합니다. 혜경 양 같은 농구 꿈나무들이 제대로 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혜경 양에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어떤 의미일까요. "엄마, 아빠를 만나게 해주고 뒤에서 후원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요." 농구 이외의 질문에는 배시시 웃음으로 답하던 혜경 양이 시원하게 입을 열었습니다.
"더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요. 저 같은 환경에 있는 친구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어주고 싶고요." 혜경 양이 흘린 오늘의 땀방울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는 날까지, 초록우산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
https://support.childfund.or.kr/regular/support.do?ret=R&acd=LH2301&1850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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